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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주

메주는 어떻게 만들어질까? – 발효 과정부터 된장, 간장까지

 

 

한국 전통 발효식품인 메주는 된장과 간장의 근원이 되는 핵심 재료다. 오랜 시간 동안 이어져 온 한국의 장(醬) 문화에서 메주는 중요한 역할을 해왔으며, 자연 발효 과정을 거쳐 깊은 풍미를 만들어낸다.

메주가 만들어지는 과정은 단순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미생물과의 복잡한 상호작용을 포함한 섬세한 발효 과정이 필요하다. 잘 띄운 메주는 된장과 간장의 맛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에, 제대로 된 메주 만들기와 발효 과정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번 글에서는 메주의 제조 과정부터 발효 원리, 그리고 이를 활용한 된장과 간장 만들기까지 단계별로 자세히 알아보겠다.

 

 

메주는 어떻게 만들어질까? – 발효 과정부터 된장, 간장까지

 

1. 메주란 무엇인가?

메주는 삶은 콩을 발효시켜 만든 발효 덩어리로, 한국 전통 장류인 된장과 간장을 만드는 데 사용된다. 메주는 자연 발효를 거치면서 다양한 미생물이 증식하고, 이 과정에서 단백질이 분해되어 감칠맛을 내는 아미노산이 생성된다.

전통적인 방식으로 만든 메주는 공장에서 대량 생산되는 제품보다 깊고 풍부한 맛을 내며, 건강에도 이로운 역할을 한다.


2. 메주 만들기 – 기본 과정

메주를 만들기 위해서는 먼저 콩을 삶고, 이를 일정한 형태로 빚어 건조한 뒤 발효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1) 콩 준비 및 삶기

메주의 기본 재료는 콩이다. 메주를 만들 때는 단백질 함량이 높은 국산 백태(메주콩)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1. 깨끗한 물에 콩을 씻어 이물질을 제거한다.
  2. 씻은 콩을 충분히 불린다. 보통 12~15시간 정도 물에 담가두면 콩이 2배 이상 불어난다.
  3. 불린 콩을 큰 솥에 넣고 중불에서 3~4시간 동안 푹 삶는다.
  4. 콩이 충분히 익었는지 확인하려면 손으로 눌러 쉽게 으깨지는지 테스트해본다.

삶은 콩은 단단하면 안 되고, 부드럽게 으깨질 정도로 잘 익어야 한다.

2) 콩 으깨기 및 메주 빚기

삶은 콩을 으깨서 메주의 형태로 만든다.

  1. 절구나 믹서기를 이용해 콩을 으깬다. 믹서기를 사용할 경우 너무 곱게 갈지 않도록 주의한다.
  2. 손으로 뭉쳐 벽돌 모양이나 둥근 형태로 빚는다. 일반적으로 전통 방식에서는 벽돌형 메주가 많지만, 둥근 메주도 공기 순환이 잘 되어 좋은 발효를 유도할 수 있다.
  3. 메주의 크기는 보통 가로 15cm, 세로 10cm, 두께 5~7cm 정도가 적당하다.

메주의 모양이 일정해야 고른 발효가 이루어진다.

3) 메주 건조하기

메주를 빚은 후에는 햇볕이 잘 드는 곳에서 약 7~10일 동안 건조시킨다.

  • 메주가 고르게 건조되도록 가끔 뒤집어 준다.
  • 건조가 완료되면 표면이 단단해지고 내부 수분이 줄어든다.
  • 건조가 부족하면 발효 과정에서 곰팡이가 과도하게 생길 수 있다.

4) 메주 띄우기 (발효 과정)

건조된 메주는 따뜻한 곳에서 2~4주 동안 발효시킨다.

  • 메주를 볏짚과 함께 걸어두거나, 따뜻한 공간(약 25~30℃)에서 보관한다.
  • 이 과정에서 메주 표면에 자연적으로 곰팡이가 생긴다.
  • 곰팡이가 메주의 단백질을 분해하여 된장과 간장의 맛을 결정하는 주요 성분을 만든다.

좋은 곰팡이 색깔: 노란색, 흰색, 회색
나쁜 곰팡이 색깔: 검은색, 푸른색 (이 경우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발효가 끝난 메주는 서늘한 곳에서 보관하며, 된장이나 간장을 만들기 위해 준비한다.


3. 메주로 된장과 간장 만들기

메주는 일정 기간 발효가 완료된 후, 된장과 간장으로 변환된다.

1) 장 담그기 (된장과 간장 분리 과정)

장 담그기는 보통 늦겨울에서 초봄(2~3월)에 이루어진다.

  1. 항아리에 물과 소금을 넣어 소금물을 만든다.
    • 물 10L당 천일염 2~3kg 비율이 적당하다.
  2. 메주를 항아리에 넣고 소금물을 부어준다.
  3. 깨끗한 돌로 눌러 메주가 물에 완전히 잠기도록 한다.
  4. 뚜껑을 덮고 햇빛이 잘 드는 곳에서 약 2~3개월 동안 발효시킨다.

이 과정에서 메주가 분해되면서 된장과 간장의 원재료가 형성된다.

2) 간장 분리 및 된장 만들기

발효가 완료되면 된장과 간장을 분리할 수 있다.

  1. 메주를 꺼내어 체로 걸러 남은 액체(맑은 부분)를 모으면 간장이 된다.
  2. 메주의 고형물을 건져내어 소금과 섞어 숙성하면 된장이 된다.
  3. 된장은 추가적으로 6개월~1년간 숙성하면 더욱 깊은 맛을 낼 수 있다.

간장은 추가 숙성을 통해 감칠맛이 깊어지고, 된장은 숙성 기간에 따라 맛이 달라진다.


4. 메주 발효의 과학적 원리

메주의 발효 과정은 다양한 미생물(곰팡이, 효모, 박테리아)의 상호작용을 기반으로 한다.

  • 곰팡이(Aspergillus oryzae 등): 단백질을 분해하여 아미노산을 생성
  • 효모(Saccharomyces spp.): 장의 향과 맛을 결정하는 알코올류 생성
  • 젖산균(Lactobacillus spp.): 장의 보존성을 높이고 유익한 미생물을 증식

자연 발효 과정에서 이런 미생물들이 균형을 이루어야 깊고 풍부한 맛이 나는 된장과 간장이 만들어진다.


5. 결론

메주는 된장과 간장의 근본이 되는 중요한 전통 발효식품으로, 오랜 기간 자연 발효를 통해 깊은 맛을 만들어낸다.

콩을 삶고 빚어 말린 후 발효시키는 과정은 단순해 보이지만, 미생물과의 복잡한 상호작용이 이루어지며, 이를 통해 단백질이 분해되고 감칠맛을 내는 성분이 생성된다.

오늘날 공장식 발효 방식이 보편화되었지만, 전통 방식으로 만든 메주는 고유한 맛과 건강상의 이점 때문에 여전히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직접 메주를 만들어 된장과 간장을 담그는 것은 단순한 요리법이 아니라, 한국 전통 문화를 계승하는 의미 있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